본문 바로가기
좋아書

단어의 여왕, 초등학생 소설 동화책 추천

by 매일베이지 2022. 9. 4.
반응형

1. 책 이야기

동화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데 상반기 동안 여러 권의 동화를 읽었습니다. 모임은 그림과 글쓰기 두 개로 나눠져 있는데 저는 시간 때문이기도 하고 그림이 좀 더 익숙하니까 글쓰기 모임에만 참여합니다. 글쓰기 모임장은 본업으로 독서수업을 오랫동안 진행한 선생님이세요. 동화 글쓰기 모임을 세분화하여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글쓰기 수업을 듣습니다. 과제에 대한 글을 써온 뒤 합평하는 시간도 갖습니다.

처음 읽은 책이 <오늘부터 배프, 베프>였어요. 그 책을 시작으로 바로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어린이 책을 읽으며 책 속 어린이 주인공에게 마음을 뺏겼습니다. 어린이 동화를 읽다 보면 자주 목이 막힙니다. 소설답게 책 속에서도 어린이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지만 어린이 소설이라는 심의규정에 따라, 독자들의 염원에 따라 어린이는 의연하게 그 일을 헤쳐나갑니다.

저는 어른이고, 어른이 쓴 어린이의 시선을 따라 읽으며 감탄합니다. 어쩜 이렇게 아이의 시선으로 글을 잘 쓴것인가하는 놀라움입니다. 그리고 늘 궁금해집니다. 진짜 어린이는 이런 소설을 어떤 마음으로 읽고 느낄까? 하는 것입니다.

 



누구보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살고, 제가 키우는 두 어린이들은 6살, 8살로 더욱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모릅니다. 아마 제 아이의 친구들도 비슷할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읽는 소설 속에 분투하는 어른이 있듯, 아이들의 소설 속에서 다양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가장 안전하게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소설일 것입니다. 몰입해 주인공을 응원하기도 하고, 함께 아파하기도 하며 소설 한 권을 읽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린이들이 앞으로도 이런 소설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바람처럼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책을 오랫동안 좋아하고 곁에 두며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2. 읽은 것들

<오늘부터 배프, 베프>를 읽은 뒤 이런 게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이구나 했어요. <훌훌>, <유연>, <악어 아빠>, <떴다! 배달룡 선생님>, <독고솜에게 반한다는 것> 등 여러 권을 이어 읽었습니다. 그리고 <단어의 여왕>을 읽은 뒤 이 책은 그간 읽은 여러 성인 책, 아이 책을 통틀어 제 마음을 울린 책으로 등극했습니다. 인생 책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책이 됐습니다.

아! 물론 책을 읽을 수록 어떤 책이 좋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개인적인 것인가를 느낍니다. 내가 좋다고 다 좋지 않고, 타인이 좋다 한다고 다 좋지 않더란 것입니다. 그래서 책 추천을 쉽게 하지 않지만, 책을 읽다 보면, 책을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책이 생깁니다. <단어의 여왕>이 그런 책이었습니다. <단어의 여왕>을 읽으며 제가 느낀 그 마음을 그 사람도 느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글작가인 신소영 작가를 찾아보고, 그녀의 글을 더 읽고 싶다 생각했어요.

 

3. 줄거리 및 감상

<단어의 여왕>은 아빠와 둘이 사는 여자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아빠는 혼자 아이를 키우고, 형편이 어렵습니다. 이사를 해야할 상황이 되어, 키우던 강아지도 시골 지인 집에 맡기고, 아빠와 아이는 고시원이라는 곳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아빠는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꾸려갑니다. 아이는 바다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바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업시간에 가보지 못한 바다를 알쏭달쏭하게 말하면 아무도 아이가 바다에 가지 못한 걸 모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아이와 단어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외로울 때, 마음이 위로가 필요할 때 아이는 동시를 짓고, 단어를 만듭니다. 아이를 지켜주는 단어가 점점 길어집니다. 고시원에는 아이처럼 바다에 가보지 못한 어른들이 삽니다. 어른의 마음으로 그대로 늙어버린 어른 아이도 삽니다. 그리고 아이는 자기 자신도 어른 아이라 말합니다. 고시원에서 지하철을 타고 학교로 갑니다.

 



아이 곁에는 시가 있습니다.

여러권의 어린이,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 주인공과 함께 친구가 등장합니다. 주인공이 어려움을 겪고, 이상적인 친구를 바라보며 배우고, 친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런 게 일반적인 형식이었어요. <단어의 여왕>에서는 그 친구가 시입니다. 사실 그런 친구의 등장과 존재를 보면 누군가에게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친구일지 모르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책 속 주인공인 친구들은 어려운 환경에 편견을 갖지 않고, 이미 자신의 길을 가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 이상적인 친구가 현실에 많으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으니까요.

자신을 위로하는 것이 시인 아이를 보며 어떤 아이에게는 노래가, 책과 그림이 그런 친구일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나를 위로할 방법이 하나 있으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어의 여왕을 보고, 우연이지만 시에 대한 책을 몇권 읽었어요. 시를 읽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시 하나를 가슴에 품으면 충분하다"라고 말합니다. "시가 마음의 처방약"이라고 말합니다. 시 한 편이 "아픈 마음의 연고"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시가 궁금해졌어요.

 



"어둠 속이었다. 너무 어두워서 시 같은 것은 못 쓸 거라고 생각했던 방이었다. 하지만 나는 알쏭달쏭고요꼭꼭달빛여왕인걸! 나는 시를 쓸 수 있어. 아무리 어두운 곳에 있어도 시를 쓸 수 있어. 어둠 속에서 빛나는 단어를 찾아내듯, 시를 쓸 수 있어."p158

누구에게나 그런 시가 있으면 좋겠어요. 혼자있는 나를 위로할 무엇인가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