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소개
김져니 작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먼저 알았습니다. 아! 물론 "나혼자 안다" 입니다. 그녀는 인플루언서라 말할 수 있고, 그림을 먼저 보았습니다. 위에 사진과 같이 펜 스케치 후 간단히 채색을 합니다. 그림을 그려본 사람은 알겠지만, 결코 아무나 저렇게 그릴 수 없습니다.
간결하고, 사랑스럽게, 그리고 편안하고, 하지만 부족하지는 않게 어떻게 저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거죠???? 와! 또 부럽네요. 요즘 부럽다는 말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SNS에서는 주로 그녀의 그림과 그림을 그리는 영상을 주로 봤어요. 김져니 작가의 그림을 보면 얼마전 타계한 프랑스의 작가 상페가 떠오릅니다. 그림 작가에게 너의 그림을 보면 누구누구가 떠오른다는 말이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김져니 작가 역시 상페를 좋아한다는 것은 알 수 있어요.
그러다 독립서점 <고스트북스>에서 김져니 작가의 책 몇권을 만났습니다. 사고 싶은 책이 많아서 다 살 수 없었고, 그 중 <14번가의 행복> 을 선택했지요. 여러권의 책을 독립출판물로 제작했고, 굿즈도 판매중이에요. 지금 왜 그 책이었나는 잘 떠오르지가 않아요. 저는 여름 휴가 중이었고 아무튼 이 책이 그 시간 참 잘 어울렸다는 것입니다.
2. <14번가의 행복>
14번가라는 가상의 공간을 설정하고, 그곳에 모여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요. 그림만 잘 그리는줄 알았더니, 이렇게 이야기도 잘 쓰는 작가인줄 몰랐어요. 상페의 책에서도 글과 위트있는 이야기가 펼쳐지지요. 김져니 작가의 책에서도 저는 그런 소소한 재미를 느꼈어요. 다른 이야기도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걱정이 많은 사람, 친구를 짝사랑하는 사람, 사랑의 화살표가 엇갈리는 사람, 오랜시간 함께한 비글 파브와 그랑데의 이야기, 그랑데의 펜트하우스에 사는 쥐, 신문 가판대의 직원, 데이트 하는 사람의 이야기들이 모두 모여 <14번가의 행복>을 만듭니다.
휴가동안 차에서 물놀이 하는 강가에서 책을 꺼내 읽으며 즐거웠어요. 저는 신문 가판대의 남자가 떠올라요. 중요한 것은 초코 도넛과 커피라는 그. 위에 그림도 한장 첨부 했지요.
그리고 좋았던 에피소드는 비글 파브와 그랑데의 이야기에요.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것을 비글미라고 말하잖아요. 그런 비글 파브와 함께한 그랑데는 이제 나이 들고 늙어갑니다. 비글 파브의 시점의 이야기에서 "비글 답지 않다만, 격코 지루한 삶은 아닐 것이다." 라고 하며 이제는 늙은 그랑데의 속도와 에너지에 자신을 맞추겠다 말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가 참 찡하고 행복하더라구요. 그게 맞더라도, 아니더라도 무슨 상관인가요.
비에 젖어 떨고 있는 쥐를 케이지 안에 들어오라고 해서 끌어안고 펜트하우스에 간 파브입니다. 그렇게 14번가 펜트하우스에 사는 행운을 거머진 쥐의 이야기도 있어요. 이런 모든게 작고 소중합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14번가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이어지면 좋겠어요.
3. 문장수집
브라운 씨는 보이는 것보다 더 과장되게 표현함으로써 스스로를 속이고, 또 타인을 속이는 것에 익숙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의 과장된 말들이 우스꽝스럽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와 함께하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마치 어른이 되어서도 산타를 믿는 것처럼! P34
어떤 브라운씨인지 상상이 가시나요? 과장되게 우스꽝스럽게 말하며 다른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는 브라운씨입니다. 그렇다면 그의 이 과장됨은 결코 과하지 않나봐요. 유쾌하고 즐거운 사람일 것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산타를 믿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니 내 곁에도 그런 브라운씨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질문은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인간이란, 어떤 비극적인 기억일지라도, 일정 시간을 투여하면, 행복 혹은 그 언저리의 추억으로 미화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P70
어떤 사람이 헤어진 뒤, 그 아픔을 완전히 극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연구하는 수학자의 에피소드에 있는 문장이에요. 김져니 작가님의 정체는 뭘까요?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시나요.
마음과 머리가 즐거워지는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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