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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완 단상집, 작가 김종완의 가내수공예 에세이 추천

by 매일베이지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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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문

김종완 작가의 책 <김종완 단상집> 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자주 가는 것은 아니지만 독립서점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손바닥만큼 작은 책입니다. 읽어본 적은 없지만 특히 <커피를 맛있게 마셔 잠이 오지 않으면>이라는 제목이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도 너무 자주 겪는 그런 상태니까요.

 

<커피를 맛있게 마셔 잠이 오지 않으면> 이라니요. 그럼에도 읽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여름에 아이들과 대구에 갔습니다. 대구가 제 고향입니다. 일주일 정도의 일정이었는데, 아이둘과 저, 그리고 엄마, 아빠와 내내 함께 여행도 가고 매일을 신나게 놀았어요. 하지만 너무나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을 아시나요?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루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내 고향이지만, 오늘은 관광객 느낌으로 다녀보자 하고 지하철을 탔습니다. 대구를 떠난지 15년입니다. 그동안 대구도 많이 변했을 테지요. 유명한 장소도 달라졌습니다. 

 

가고 싶은 독립서점 몇곳을 추렸고, 독립서점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2. 독립서점과 독립출판물

 

독립서점이 주는 분위기가 좋아요. 외국 영화에서 작은 서점들을 배경으로 하는 좋은 영화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직접 그런 서점을 가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주변에 잘 없기 때문이지요. 요즘은 작은 독립서점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런 영화도, 책도 많아졌어요.

 

저는 신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신도시에는 독립서점이 많지 않아요. 서울에 가면 아주 많을 것 같긴 합니다. 대구도 오래된 도시입니다. 대구에서 <독립서점>이라고 검색하니, 걸어서 돌아다닐 만한 거리에 꽤 많은 서점들이 나오네요.

 

다 갈수는 없으니, 후기나 사진을 찾아보며 동선을 짰어요. 가고 싶은 곳은 5군데 정도였는데, 휴무일과 동선을 고려해서 3곳을 추렸습니다.

 

독립서점은 개인이 운영하는 서점입니다. 아무래도 대형서점처럼 모든 구색을 갖출 수 없습니다. 책방지기의 취향과 큐레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공간을 향한 기대와 꿈으로 독립서점이라는 별로 돈이 되지도 않는 일을 구상하고 시작했을 것입니다. 요즘 독립서점을 보면, 결국은 기획과 콘텐츠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점에서 파는 것은 책만이 아니더라구요. 독서 모임, 작가와의 북 토크, 함께 음악을 듣는 시간, 글쓰기 모임을 팝니다. 그것을 꼭 판다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지만요. 아무튼 그런 것들을 제공하는 문화살롱이 독립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독립 출판을 하기도 합니다.

 

독립 출판 역시, 큰 규모의 출판이 아닙니다. 개인이, 혹은 그런 출판을 하는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렇다 보니 판형도, 형식도 자유롭습니다. 직접 인쇄한 것은 너무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얇고 스테이플러로 집은 부담 없고 귀여운 책도 많아요. 어떤 책은 직접 판화를 해서 10권만 제작한 책도 있었습니다. 자수를 놓은 천으로 만들어진 책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거의 예술작품에 가깝습니다.

 

이런 책은 당연히 대형서점에서 유통되지 않습니다. 알음알음 독립서점들을 통해 알려지고, 판매됩니다. 

 

 

 

3. 그렇게 만난 김종완 단상집

독립서점에 들어가서 책을 구경하고, 꼭 질문을 했습니다.

 

"이 서점에서 기획하거나 제작한 책이 있습니까?"

 

그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세곳중 두 곳밖에 가질 못했습니다. 첫 번째 서점에서는

"직접 제작한건 아니지만, 이 책방에 소개된 일러스트북이 있어요."

 

그래서 그 책을 샀습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책을 고르니 3권입니다. 사고 싶은걸 다 사다 보면 금세 탕진하겠구나 해서 고르고 고르고 샀습니다.

 

두 번째 서점에서 <김종완 단상집>을 만났어요. 그 서점 지기인 은지 님은 일러스트레이터로 직접 활동하시고 여러 권의 책을 제작했습니다. 독립출판사 겸 독립서점인 <고스트 북스>입니다.

 

 

 

<김종완 단상집>은 고스트 북스에서 제작한 책은 아니지만, 이번 투어에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책장을 펼쳐 첫 페이지를 읽었습니다. 제목에 한번, 첫 페이지에서 한번. 그대로 마음이 녹았습니다.

 

직접 집에서 제작한 책이라고 합니다. 손바닥만큼 작은 책입니다. 작은만큼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모두 8권의 단상집 중 <커피를 맛있게 마셔 잠이 오지 않으면>을 골라왔어요. 가장 마음 가는 제목이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많은 순간 책을 다시 덮고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이런 책이 내게는 좋은 책입니다. 자주 멈추게 만드는 책입니다. 분명 밤에 썼을 책입니다. 손바닥만 한 책을 다 읽고, 두고 온 7권의 책을 그냥 둘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결국 다 사고만 <김종완 단상집>입니다.

 

하지만 그 마음은 어디 간 건지, 사고서 책꽂이에 바로 고이 꽂혀 있습니다. 

불변의 법칙을 증명 중입니다. 이미 산 책은 언제 읽을지 모른다라는...

 

하지만 볼 때마다 마음이 즐겁습니다.

그의 단상을 언제든 열어볼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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