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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 천현우

by 매일베이지 202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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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 천현우


작년 기사에 그는 천현우(32)라고 표시되있다. 인생의 끝은 알 수 없으나, 아직 창창한 32살. 그는 누구보다 다채롭고, 숨가쁜 전반부를 살았다. 수많은 검정과 회색의 군상들 사이에 어떻게 천현우가 떠올랐을까. 그것은 글을 통해서다. 문학동네에서 출판되서 인지 적극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었겠지. 내 sns에서 자주 쇳밥일지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라이브 방송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피드에도 자주 오르내렸다. 조금은 거칠고, 불똥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먼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쩌다 읽었다.

역시는 역시다. 좋다고 하는건 역시 좋구나. 나 역시 2022년을 마무리하며 쇳밥일지를 읽게 돼 너무 좋았다. 좋았다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하면, 함께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단 생각도 든다. 내게는 노동과 자신이 처한 청년의 자리, 현실을 말한 책이라 느껴졌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 글을 쓴 힘을 느낀 책이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정치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까? 그의 현실이 너무 고단하게 느껴질까?

그렇지만 천현우는 살아낸것을. 잘 살고 있는데!

밥을 굶어야했던 청년은, 대신 쇳밥을 먹고, 쇳밥 먹으며 글밥도 먹는다. 여기서 밥은 그의 생에 드리운 생계의 어려움 그 자체다.​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그의 목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졌다.

책을 읽다보면, 그마다의 온도가 있다. 어떤 책은 차갑고, 어떤 책은 뜨겁다. 뜨뜻 미지근한 책도 있다. 쇳밥일지는 뜨거운 책이다. 표지에서도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살아있고, 펄떡이고, 땀 흐른다.​

 

 


무엇을 하던 계속 쓸 천현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그러면서도 쇳밥일지가 너무 굵직해서 그의 다음 이야기가 상상이 안된다. 천현우의 인생, 생각, 그의 글이 다 들어있다. 젊은 날 완성한 그의 인생 책, 적어도 그렇게 느껴진다. 그만큼 나는 이 책이 좋았다.
이것이 마침표가 아니기를 바란다.


 

 

내 육신의 죽음만으론 나에게 닥친 불행들까지 죽일 수 없다. 불행은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옮겨가겠지. 그럴 바에 살아남아 불행과 싸워 이기는 게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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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치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냉소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냉소는 그저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 뿐이에요.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사고로 움직이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 생각이 정답인지 오답인지는 전혀 상관없어요. 핵심 목적은 사고의 근육을 기르는 거니까요.

냉소하지 맙시다. 자신과 일상, 동료들과 일, 오늘과 내일을 진심으로 사랑합시다. 내가 의심한 모든 것들이 우연이고 행운이며 이를 소중하다고 여길 때, 비로소 내 삶의 주체가 오롯하게 나가 되고, 그때가 되면 반드시 행복은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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