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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19

최소한의 선의, 문유석의 법 에세이 1. 문유석작가의 책 문유석 작가를 문유석 판사라고 부른 적이 있는데 어쩐지 그게 좀 이상했다. 문유석 작가가 판사인 건 맞지만 내가 아는 문유석은 작가 문유석뿐이다. 그 사람의 책을 읽으며 즐거웠다. 판사이면서 몇 권의 책을 펴냈으니 본업은 역시 판사가 맞지만, 나는 그를 작가로 만났고, 작가로 만 알뿐이다. 그를 법관으로 만나 적이 없는 내가, 문유석을 판사라고 호칭할 때 TV 드라마에서 아버지를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자꾸만 떠올랐다. 나 역시 그의 법조인이라는 감투가 빛나 보였나 보다. 그럼에도 뭔가 이상했다. 문유석 작가는 한 번도 그를 판사라 부르라 한 적이 없다. 집필 전 그는 정년퇴직을 했고, 어느 로펌에 가느냐는 물음에 집으로 간다고 답했다. 집으로 가서, 여행을 하고 글을 쓰는 .. 2022. 9. 20.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존 러스킨 1. 존 러스킨 존 러스킨의 그림을 먼저 봤어요. 오래된 종이 위에 보존된 러스킨의 데생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바로 위의 그림 같은 것이지요. 러스킨의 이름을 처음 본 건 알랭 드 보통의 입니다. 그림에 대한 꿈 비슷한 게 있어서, 그림에 대한 글귀에 마음이 가요. 이 구절을 읽은 뒤, 제가 그리는 그림의 행복을 좀 더 잘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러스킨은 데생이 우리에게 보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했습니다. 그냥 눈만 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피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눈앞에 놓인 것을 우리 손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슨하게 관찰하는데서부터 자연스럽게 발전하여 그 구문학 요소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게 되고, 따라서 그것에 대한 좀 더 확고한 기억을 가지게 된다고요. .. 2022. 9. 14.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이도우 완전 좋아요 1. 듣기에 이토록 좋은 책이라니 를 오디오 북으로 들었어요. 완독으로 3시간이 채 되지 않는 분량, 그리고 이도우. 많은 책들 중에서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정말 순전히 이도우라는 이름만으로 였습니다. 이도우 작가의 에세이는 어떤 느낌일까요. 좋은 소설을 쓰더라도, 좋은 에세이는 아닌 경험이 있어요. 이도우 작가님은 여러 편의 장편 소설을 썼지만 제가 읽은 소설은 단 한 권 였어요. 별로면 그만 들음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한 책은 첫 소절부터 마음을 녹였고, 들으며 함께 읊조린 구절도 얼마나 많던지요. 정말 좋다는 말을 듣는 내내, 정말 많이 했습니다. 2.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이도우 작가님이 남자일거라 생각했어요.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이 그랬으니까요.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혼자 깜짝 놀.. 2022. 9. 13.
어떤 물질의 사랑, 천선란 1. SF 사랑 SF소설에 대한 사랑을 자주 고백했습니다. 계속 그런 소설을 읽다 보면 제가 가진 범주와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 같아요. 그저 책을 읽었을 뿐인데, 머리도 마음도 말랑해지는 것 같아요. 이건 이런 거잖아. 저건 저런 거잖아. 에이~ 말도 안 돼가 조금씩 사라 진달 까요. 읽을 때마다 신선하고, 전율이 느껴져요. 흥미로운 책은 그냥 닥치는대로 읽었어요. SF 소설 역시 계속 쏟아져 나오니, 죄다 읽을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아요. 여전히 SF에 대한 사랑은 유효합니다. 질리지 않네요. 늘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만나고, 읽으며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 천선란 천선란 작가는 을 먼저 읽고 찐한 감동을 느낀 기억이 있어요. 이 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지면 추석에 가족용으로 개.. 2022. 9. 13.